이토록 불안감을 느끼는 때가 있었을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외롭다는게 쓸쓸하고 사람이 고픈게 아니라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뚝 남겨진 느낌이 든다.
두렵고, 해낼 수 있을까 걱정만 된다.
무너지는 경험을 너무나도 뒤늦게 하는 것 같다.
좀 더 어릴 때 처참하게 밟히고 찢겼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
작년에 너무나도 많은 기대와 실망을 겪으며 나도 모르게 무기력해졌다.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수영마저도 독감에 걸리면서 재생이 안된다.
모든게 의미가 없어졌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살면서 참 공감안되는 말 중에 하나였는데, 이렇게 내게 문득 찾아와준게.. 좀 당황스럽다.
언제 어디서나 자신만만한 나는 어디로 가버렸고,
한 발자국씩 뒤로 물러나는 겁쟁이 모습만 남아버렸다.
팔 다리가 잘려나가서 불구가 된 것도 아니면서 자꾸 드라마를 찍고 있었다.
아무도 안죽는데 마치 인생 끝난 것 마냥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가소롭다.
나보다 불쌍한 사람들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는 것으론 행복을 살 수 없다.
불행포르노는 내게 언제나 효과가 없었으니까.
나는 나를 불쌍하게 여기지도 않았고,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지칭되는 부류를 봐도 동점심이 생기지 않았다.
그런 우월감은 행복이 아니다.
예전같은 모습을 되찾는게 맞는걸까, 아니면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는 나를 만드는게 맞는걸까?
내린 결론은 뭐 당연한 얘기지만,
올해 1월부터는 작은 일이라도 시작해야지 조금이라도 용기가 생길 것 같다.
돈이 없어서 궁색해지는 것보다, 어딘가 소속이 되어 있지 않다는게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사람이 일을 안하면 이렇게 된다는것도 이번에 깨달았다. 생각해보니까 이렇게 길게 쉬어본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돈이 많고 적고는 두 번째, 세 번째 문제일지도 모른다.
정말 개인적으로 중요한건 하루, 일주일, 한 달, 매해에 자신만의 루틴이 있고, 가끔 불가항력적인 힘에 부딪혔을 때 저항하려고 애쓰는 에너지가 나를 항상 굴러가게 만들었던 것 같다.
부조리를 겪은 것은 아니였지만, 무리로부터 오는 열등감은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되고 반작용했는데, 이제 그 열등감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부정적으로 작동되니까 무기력해지는 것 같다. 경험해본적 없는 열등감이 생겨났다.
예전에는 알프레드 아들러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열등감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정적으로 이용되는 상태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다. 동전 뒷면이 이런 느낌인가보다.
나를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최근에 본 영화 Substance를 잘 생각해보면 분열된 자아와 싸울 필요가 없다. 뭐가 됐든 실패한것도 내 모습이고, 성공했던 것도 나였는데. 자꾸 좋은 모습이 나쁜 모습을 죽이려고 한다면 둘 다 사라져 어느것 하나 좋을 것 없는 것만 남게 될거다.
이럴 때일수록 용기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용기...
무엇을 보고, 생각해서 용기를 스스로 얻을 수 있을까?
고민이 무척 많은 밤이다.
요즘 이런 마음이 들 때 운동을 하고 나면 잡생각이 없어져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냉장고 정리를 하면서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는데 운동 후와는 다른 피로감이 몰려와 내게 외로움이라는 것으로 잠식되었다.
냉장고 청소가 뭔 대수라고..생각했으나 이렇게 냉장고에 있는 모든 음식물을 꺼내어본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냉장고에 처박혀 있는 음식물을 버리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다. 처음엔 버리니까, 냉장고가 깔끔해지니까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음식물을 보면서 예전에 무심코 넣었던 내 모습이 그려지는게 괴롭더라.
과거에 했던 행동들이 다시 생각나는걸까?
그걸 받아들이는 현재가 너무나 괴로운 것일까?
아 나는 잡생각이 너무 많고 길다.
운접은 정신건강에 해롭구나.
내일 새로 들어올 냉장고 잘 집어넣고 운동을 꼭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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